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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무진기행_김승옥, 현대소설 수업, 고등학교 문학작품 해설,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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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외롭다

특히 젊은 날의 순수와 이상을 잃어버리고 있기에

도시의 삶에 지칠 때쯤 누구나 신선하고 새로운 곳을 찾으려 한다.

 

그곳에서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이성과의 짜릿한 사랑이라면 더 좋다.

 

그러나 그곳 역시 현실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벗어나 환상적 공간으로 도피하고 사랑을 꿈꾸는 그것 자체가 허상일 뿐이다.

그곳 역시 물질적 삶, 연민의 삶이 있을 뿐이고

환상의 그 공간에 머물 수 없는 것 또한 현대인이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알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공부할 수 있는

파워포인트 문서(PPT 문서)를 첨부했습니다.

저의 강의는 교과서를 미리 보거나, 블로그에서 해설 자료를 만난 후 들으면 더 도움이 됩니다 

https://youtu.be/s8JRZg_7SEM

무진 기행_책소풍 http://youtu.be/-UbWvR-U9R8

고등학교 문학 작품 해설 http://9594jh.blog.me/173324866

국어교사 박전현의 유튜브 영상 http://9594jh.blog.me/220503748028


작품 읽기

무진으로 가는 버스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 킬로 남았군요.” “예, 한 삼십 분 후엔 도착할 겁니다.” 그들은 농사 관계의 시찰원들인 듯했다. 아니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여튼 그들은 색 무늬 있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고 데드롱 직(織)의 바지를 입었고 지나쳐 오는 마을과 들과 산에서 아마 농사 관계의 전문가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관찰을 했고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얘기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버스로 갈아탄 이래, 나는 그들이 시골 사람들답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점잔을 빼면서 얘기하는 것을 반수면 상태 속에서 듣고 있었다. 버스 안의 좌석들은 많이 비어 있었다. 그 시찰원들의 말에 의하면 농번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할 틈이 없어서라는 것이었다. “무진엔 명산물이…… 뭐 별로 없지요?” 그들은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별 게 없지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건 좀 이상스럽거든요.”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이 얕은 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 내어 웃었다. “원, 아무리 그렇지만 한 고장에 명산물 하나쯤은 있어야지.” 웃음 끝에 한 사람이 말하고 있었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좀 덜해졌다.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더하고 덜하는 것을 나는 턱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는 몸에서 힘을 빼고 있었으므로 버스가 자갈이 깔린 시골길을 달려오고 있는 동안 내 턱은 버스가 껑충거리는 데 따라서 함께 덜그럭거리고 있었다. 턱이 덜그럭거릴 정도로 몸에서 힘을 빼고 버스를 타고 있으면, 긴장해서 버스를 타고 있을 때보다 피로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열린 차창으로 들어와서 나의 밖으로 드러난 살갗을 사정없이 간지럽히고 불어 가는 유월의 바람이 나를 반수면 상태로 끌어넣었기 때문에 나는 힘을 주고 있을 수가 없었다.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그 바람 속에는 신선한 햇살과 아직 사람들의 땀에 밴 살갗을 스쳐 보지 않았다는 천진스러운 저온(低溫), 그리고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길을 에워싸며 버스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산줄기의 저편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금기, 그런 것들이 이상스레 한데 어울리면서 녹아 있었다. 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 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나는 쓴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무진이 가까웠다는 것이 더욱 실감되었다. 무진에 오기만 하면 내가 하는 생각이란 항상 그렇게 엉뚱한 공상들이었고 뒤죽박죽이었던 것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나는 무진에서는 아무런 부끄럼 없이, 거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 아니 무진에서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쩌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생각들이 나의 밖에서 제멋대로 이루어진 뒤 나의 머릿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듯했었다.

“당신 안색이 아주 나빠져서 큰일났어요. 어머님의 산소에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무진에 며칠 동안 계시다가 오세요. 주주총회에서의 일은 아버지하고 저하고 다 꾸며 놓을게요. 당신은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쐬고 그리고 돌아와 보면 대회생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되어 있을 게 아니에요?”라고, 며칠 전날 밤, 아내가 나의 파자마 깃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진심에서 나온 권유를 했을 때 가기 싫은 심부름을 억지로 갈 때 아이들이 불평을 하듯이 내가 몇 마디 입안엣소리로 투덜댄 것도 무진에서는 항상 자신을 상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의 경험에 의한 조건 반사였었다.

내가 나이가 좀 든 뒤로 무진에 간 것은 몇 차례 되지 않았지만 그 몇 차례 되지 않은 무진행이 그러나 그때마다 내게는 서울에서의 실패로부터 도망해야 할 때거나 하여튼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였었다. 새 출발이 필요할 때 무진으로 간다는 그것은 우연이 결코 아니었고 그렇다고 무진에 가면 내게 새로운 용기라든가 새로운 계획이 술술 나오기 때문도 아니었었다. 오히려 무진에서의 나는 항상 처박혀 있는 상태였었다. 더러운 옷차림과 누우런 얼굴로 나는 항상 골방 안에서 뒹굴었다. 내가 깨어 있을 때는 수없이 많은 시간의 대열이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비웃으며 흘러가고 있었고, 내가 잠들어 있을 때는 긴긴 악몽들이 거꾸러져 있는 나에게 혹독한 채찍질을 하였었다. 나의 무진에 대한 연상의 대부분은 나를 돌봐 주고 있는 노인들에 대하여 신경질을 부리던 것과 골방 안에서의 공상과 불면을 쫓아 보려고 행하던 수음과 곧잘 편도선을 붓게 하던 독한 담배꽁초와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함 따위거나 그것들에 관련된 어떤 행위들이었었다. 물론 그것들만 연상되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고 나의 청각이 문득 외부로 향하면 무자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소음에 비틀거릴 때거나, 밤늦게 신당동 집 앞의 포장된 골목을 자동차로 올라갈 때, 나는 물이 가득한 강물이 흐르고 잔디로 덮인 방죽이 시오 리 밖의 바닷가까지 뻗어 나가 있고 작은 숲이 있고 다리가 많고 골목이 많고 흙담이 많고 높은 포플러가 에워싼 운동장을 가진 학교들이 있고 바닷가에서 주워 온 까만 자갈이 깔린 뜰을 가진 사무소들이 있고 대로 만든 와상(臥床)이 밤거리에 나앉아 있는 시골을 생각했고, 그것은 무진이었다. 문득 한적이 그리울 때도 나는 무진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럴 때의 무진은 내가 관념 속에서 그리고 있는 어느 아늑한 장소일 뿐이지 거기엔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았다. 무진이라고 하면 그것에의 연상은 아무래도 어둡던 나의 청년이었다.

그렇다고 무진에의 연상이 꼬리처럼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나의 어둡던 세월이 일단 지나가 버린 지금은 나는 거의 항상 무진을 잊고 있었던 편이다. 어제 저녁 서울역에서 기차를 탈 때에도, 물론 전송 나온 아내와 회사 직원 몇 사람에게 일러 둘 말이 너무 많아서 거기에 정신이 쏠려 있던 탓도 있었겠지만, 하여튼 나는 무진에 대한 그 어두운 기억들이 그다지 실감 나게 되살아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른 아침,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역 구내를 빠져 나올 때 내가 본 한 미친 여자가 그 어두운 기억들을 홱 잡아끌어 당겨서 내 앞에 던져 주었다. 그 미친 여자는 나일론의 치마저고리를 맵시 있게 입고 있었고 팔에는 시절에 맞추어 고른 듯한 핸드백도 걸치고 있었다. 얼굴도 예쁜 편이고 화장이 화려했다. 그 여자가 미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쉬임없이 굴리고 있는 눈동자와 그 여자를 에워싸고 서서 선하품을 하며 그 여자를 놀려 대고 있는 구두닦이 아이들 때문이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돌아 버렸대.” “아냐, 남자한테 차여서야.” “저 여자 미국말도 참 잘한다. 물어볼까?” 아이들은 그런 얘기를 높은 목소리로 하고 있었다. 좀 나이가 든 여드름쟁이 구두닦이 하나는 그 여자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집적거렸고 그럴 때마다 그 여자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그 여자의 비명이 옛날 내가 무진의 골방 속에서 쓴 일기의 한 구절을 문득 생각나게 한 것이었다.

그때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였다. 6․25 전쟁으로 대학의 강의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나는 서울에서 무진까지의 천여 리 길을 발가락이 몇 번이고 불어 터지도록 걸어서 내려왔고 어머니에 의해서 골방에 처박혔고 의용군의 징발도 그 후의 국군의 징병도 모두 기피해 버리고 있었다. 내가 졸업한 무진중학교의 상급반 학생들이 무명지에 붕대를 감고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을 부르며 읍 광장에 서 있는 트럭들로 행진해 가서 그 트럭들에 올라타고 일선으로 떠날 때도 나는 골방 속에 쭈그리고 앉아서 그들의 행진이 집 앞을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고 대학이 강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나는 무진의 골방 속에 숨어 있었다. 모두가 나의 홀어머님 때문이었다. 모두가 전쟁터로 몰려갈 때 나는 내 어머니에게 몰려서 골방 속에 숨어서 수음을 하고 있었다. 이웃집 젊은이의 전사 통지가 오면 어머니는 내가 무사한 것을 기뻐했고, 이따금 일선의 친구에게서 군사우편이 오기라도 하면 나 몰래 그것을 찢어 버리곤 하였었다. 내가 골방보다는 전선을 택하고 싶어 해 가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에 쓴 나의 일기장들은, 그 후에 태워 버려서 지금은 없지만, 모두가 스스로를 모멸하고 오욕을 웃으며 견디는 내용들이었다. ‘어머니, 혹시 제가 지금 미친다면 대강 다음과 같은 원인들 때문일 테니 그 점에 유의하셔서 저를 치료해 보십시오…….’ 이러한 일기를 쓰던 때를, 이른 아침 역 구내에서 본 미친 여자가 내 앞으로 끌어당겨 주었던 것이다. 무진이 가까웠다는 것을 나는 그 미친 여자를 통하여 느꼈고 그리고 방금 지나친, 먼지를 둘러쓰고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는 이정비를 통하여 실감했다.

“이번에 자네가 전무가 되는 건 틀림없는 거구, 그러니 자네 한 일주일 동안 시골에 내려가서 긴장을 풀고 푹 쉬었다가 오게. 전무님이 되면 책임이 더 무거워질 테니 말야.” 아내와 장인 영감은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퍽 영리한 권유를 내게 한 셈이었다. 내가 긴장을 풀어 버릴 수 있는, 아니 풀어 버릴 수밖에 없는 곳을 무진으로 정해 준 것은 대단히 영리한 것이었다.

버스는 무진 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기와지붕들도 양철 지붕들도 초가지붕들도 유월 하순의 강렬한 햇볕을 받고 모두 은빛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철공소에서 들리는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잠깐 버스로 달려들었다가 물러났다. 어디선지 분뇨 냄새가 새어 들어왔고 병원 앞을 지날 때는 크레졸 냄새가 났고, 어느 상점의 스피커에서는 느려 빠진 유행가가 흘러 나왔다.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사람들은 처마 밑의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빨가벗고 기우뚱거리며 그늘 속을 걸어다니고 있었다. 읍의 포장된 광장도 거의 텅 비어 있었다. 햇볕만이 눈부시게 그 광장 위에서 끓고 있었고 그 눈부신 햇살 속에서, 정적 속에서 개 두 마리가 혀를 빼물고 교미를 하고 있었다.


뒷부분 줄거리

 

나는 중학교 후배인 박, 중학교 동기이자 고등 고시에 합격하여 무진의 세무서장으로 와 있는 조, 박과 같은 학교에 음악 선생으로 근무하는 하인숙과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눈다. 하인숙은 나에게 무진에 있으면 미칠 것 같다며 서울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하고, 나는 하인숙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급히 상경하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은 나는 오랫동안 갈등하다 무진을 떠나기로 한다.

 

감상하기

무진으로 가는 버스

무진(霧津, 안개 무, 나루진) 안개까 낀 나루터, 가상의 공간

작가는 순천만이 있는 다대포 앞바다와 갯벌이라고 밝힘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서술자,

장인이 운영하는 제약 회사 전무가 되려고 함

무진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고 함

허무만을 느낀채 현실로 돌아옴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이정표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옛날과 현재의 무진이 같은 모습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 킬로 남았군요.” “, 한 삼십 분 후엔 도착할 겁니다.” 그들은 농사 관계의 시찰원들인 듯했다. 아니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여튼 <그들은 색 무늬 있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고 데드롱 직()의 바지를 입었고

데트론 섬유

지나쳐 오는 마을과 들과 산에서 아마 농사 관계의 전문가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관찰을 했고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얘기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버스로 갈아탄 이래, 나는 그들이 시골 사람들답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점잔을 빼면서

자신들에 대한 과시

얘기하는 것을 반수면 상태 속에서 듣고 있었다>.

무진이 조성하는 분위기와 유사

<그들은 있었다> 주변 사람들 관찰

버스 안의 좌석들은 많이 비어 있었다. 그 시찰원들의 말에 의하면 농번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할 틈이 없어서라는 것이었다. “<무진엔 명산물이…… 뭐 별로 없지요?” 그들은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별 게 없지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건 좀 이상스럽거든요.”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이 얕은 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무진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 내어 웃었다. “, 아무리 그렇지만 한 고장에 명산물 하나쯤은 있어야지.” 웃음 끝에 한 사람이 말하고 있었다>.

<무진엔 있었다> 대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정보 전달

무진으로 가는 버스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나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

현실과 꿈, 삶과 죽음, 진실과 거짓 등이 뒤섞여 있는 혼돈의 상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을 방해하는 나의 내면세계

혼란스럽고 우울했던 나의 젊은 날의 내면 풍경

현실과 단절시키는 답답함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비유, 직유)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로 인해 산이 보이지 않음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여자 귀신의 입김 > 안개(비유, 직유)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안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

<아침에 안개> 안개에 대한 묘사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무진에서 느끼는 무력감 답답함 허무감이 안개가 뿜어내는 분위기와 유사하기 때문

문체 : 주관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로 허무주의적 감성을 표현

무진의 명산물인 안개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좀 덜해졌다.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더하고 덜하는 것을 나는 턱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는 몸에서 힘을 빼고 있었으므로 버스가 자갈이 깔린 시골길을 달려오고 있는 동안 내 턱은 버스가 껑충거리는 데 따라서 함께 덜그럭거리고 있었다. 턱이 덜그럭거릴 정도로 몸에서 힘을 빼고 버스를 타고 있으면, 긴장해서 버스를 타고 있을 때보다 피로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열린 차창으로 들어와서 나의 밖으로 드러난 살갗을 사정없이 간지럽히고 불어 가는 유월의 바람

구체적인 시간적 배경

나를 반수면 상태로 끌어넣었기 때문에 나는 힘을 주고 있을 수가 없었다.

무진이 가까워지면서 나른해짐

공상 즉 비현실의 공간으로 가고 있기에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안개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그 바람 속에는 [신선한 햇살]과 아직 사람들의 땀에 밴 살갗을 스쳐 보지 않았다는 [천진스러운 저온(低溫)], 그리고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길을 에워싸며 버스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산줄기의 저편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금기],

[ ]바람의 성분

그런 것들이 이상스레 한데 어울리면서 녹아 있었다>.

<열린 있었다> 안개를 만남, 일시적 몽환 상태에 빠짐

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바람의 요소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약효가 좋은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 회사><전무>님이 될 것이다.

유월의 바람에서 수면제 제약회사 전무로 세속적 성공을 꿈꾸고 있음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 하고

속세어서 벗어나 조용히 살고 싶은 소망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진을 둘러산 공상(죽음의 유혹)

그런 생각을 하자 나는 쓴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무진이 가까웠다는 것이 더욱 실감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는 엉뚱한 생각을 거침없이 하고 있기에

무진에 오기만 하면 내가 하는 생각이란 항상 그렇게 엉뚱한 공상들이었고 뒤죽박죽이었던 것이다.

어둡던 청년기의 무진(공상, 혼돈, 자아 상실, 무기력의 공간)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나는 무진에서는 아무런 부끄럼 없이, 거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 아니 무진에서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쩌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생각들이 나의 밖에서 제멋대로 이루어진 뒤 나의 머릿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듯했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무엇

엉뚱한 공상을 하는 자신에 대한 의식

<당신 안색이 아주 나빠져서 큰일났어요. 어머님의 산소에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무진에 며칠 동안 계시다가 오세요. 주주총회에서의 일은 아버지하고 저하고 다 꾸며 놓을게요. 당신은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쐬고 그리고 돌아와 보면 대회생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되어 있을 게 아니에요?>라고,

<당신 아니에요> 무진에 온 계기

며칠 전날 밤, 아내가 나의 파자마 깃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진심에서 나온 권유를 했을 때 가기 싫은 심부름을 억지로 갈 때 아이들이 불평을 하듯이 내가 몇 마디 입안엣소리로 투덜댄 것도 무진에서는 항상 자신을 상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의 경험에 의한 조건 반사였었다.

무진에 오게 된 사연

내가 나이가 좀 든 뒤로 무진에 간 것은 몇 차례 되지 않았지만 그 몇 차례 되지 않은 무진행이 그러나 그때마다 내게는 서울에서의 실패로부터 도망해야 할 때거나 하여튼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였었다.

속물적 삶에서의 패배와 도피, 새로운 삶의 계기가 필요할 때

새 출발이 필요할 때 무진으로 간다는 그것은 우연이 결코 아니었고 그렇다고 무진에 가면 내게 새로운 용기라든가 새로운 계획이 술술 나오기 때문도 아니었었다. 오히려 무진에서의 나는 항상 처박혀 있는 상태였었다. 더러운 옷차림과 누우런 얼굴로 나는 항상 골방 안에서 뒹굴었다.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모습

 

[서울] 세속적 삶의 거부 [무진] 세속적 삶과의 타협(복귀) [서울]

원점 회귀형 구조

내가 깨어 있을 때는 수없이 많은 시간의 대열이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비웃으며 흘러가고 있었고, 내가 잠들어 있을 때는 긴긴 악몽들이 거꾸러져 있는 나에게 혹독한 채찍질을 하였었다.

자책

[나의 무진에 대한 연상]의 대부분은 나를 돌봐 주고 있는 노인들에 대하여 신경질을 부리던 것과 골방 안에서의 공상과 불면을 쫓아 보려고 행하던 수음과 곧잘 편도선을 붓게 하던 독한 담배꽁초와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함 따위거나 그것들에 관련된 어떤 행위들이었었다.

무진에 대한 연상신경질 불면 초조함

물론 그것들만 연상되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고 나의 청각이 문득 외부로 향하면 무자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소음에 비틀거릴 때거나, 밤늦게 신당동 집 앞의 포장된 골목을 자동차로 올라갈 때,

도시에서 소음에 시달리거나 자동차를 탈 때

나는 <물이 가득한 강물이 흐르고 잔디로 덮인 방죽이 시오 리 밖의 바닷가까지 뻗어 나가 있고 작은 숲이 있고 다리가 많고 골목이 많고 흙담이 많고 높은 포플러가 에워싼 운동장을 가진 학교들이 있고 바닷가에서 주워 온 까만 자갈이 깔린 뜰을 가진 사무소들이 있고 대로 만든 와상(臥床)이 밤거리에 나앉아 있는 시골>을 생각했고,

무진에 대한 연상도시와는 다른 아늑하고 한적한 시골

그것은 무진이었다. 문득 한적이 그리울 때도 나는 무진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럴 때의 무진은 내가 관념 속에서 그리고 있는 어느 아늑한 장소일 뿐이지 거기엔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았다. 무진이라고 하면 그것에의 연상은 아무래도 어둡던 나의 청년이었다.

앞에 나온

어둡던 청년기의 기억으로 연상되는 무진

그렇다고 무진에의 연상이 꼬리처럼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나의 어둡던 세월이 일단 지나가 버린 지금은 나는 거의 항상 무진을 잊고 있었던 편이다.

세속적으로 성공한 현재의 모습

어제 저녁 서울역에서 기차를 탈 때에도, 물론 전송 나온 아내와 회사 직원 몇 사람에게 일러 둘 말이 너무 많아서 거기에 정신이 쏠려 있던 탓도 있었겠지만, 하여튼 나는 무진에 대한 그 어두운 기억들이 그다지 실감 나게 되살아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른 아침,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역 구내를 빠져 나올 때 내가 본 한 미친 여자가 그 어두운 기억들을 홱 잡아끌어 당겨서 내 앞에 던져 주었다.

젊은 시절 나는 돈과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의 좌절을 겪었다.

미친 여자는 나의 어두운 과거이다.

그 미친 여자는 나일론의 치마저고리를 맵시 있게 입고 있었고 팔에는 시절에 맞추어 고른 듯한 핸드백도 걸치고 있었다. 얼굴도 예쁜 편이고 화장이 화려했다.

외양 묘사

그 여자가 미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쉬임없이 굴리고 있는 눈동자와 그 여자를 에워싸고 서서 선하품을 하며 그 여자를 놀려 대고 있는 구두닦이 아이들 때문이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돌아 버렸대.” “아냐, 남자한테 차여서야.” “저 여자 미국말도 참 잘한다. 물어볼까?” 아이들은 그런 얘기를 높은 목소리로 하고 있었다. 좀 나이가 든 여드름쟁이 구두닦이 하나는 그 여자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집적거렸고 그럴 때마다 그 여자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그 여자의 비명이 옛날 내가 무진의 골방 속에서 쓴 일기의 한 구절을 문득 생각나게 한 것이었다.

뒤에 나오는 내용 참조

광주역의 미친 여자

그때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였다. 625 전쟁으로 대학의 강의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나는 서울에서 무진까지의 천여 리 길을 발가락이 몇 번이고 불어 터지도록 걸어서 내려왔고 어머니에 의해서 골방에 처박혔고

전쟁터로 내보내지 않으려고

의용군의 징발도 그 후의 국군의 징병도 모두 기피해 버리고 있었다. 내가 졸업한 무진중학교의 상급반 학생들이 무명지에 붕대를 감고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을 부르며 읍 광장에 서 있는 트럭들로 행진해 가서 그 트럭들에 올라타고 일선으로 떠날 때도 나는 골방 속에 쭈그리고 앉아서 그들의 행진이 집 앞을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고 대학이 강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나는 무진의 골방 속에 숨어 있었다. 모두가 나의 홀어머님 때문이었다.

나를 의지하는 어머니를 배반할 수 없어서

모두가 전쟁터로 몰려갈 때 나는 내 어머니에게 몰려서 골방 속에 숨어서 수음을 하고 있었다. 이웃집 젊은이의 전사 통지가 오면 어머니는 내가 무사한 것을 기뻐했고, 이따금 일선의 친구에게서 군사우편이 오기라도 하면 나 몰래 그것을 찢어 버리곤 하였었다. 내가 골방보다는 전선을 택하고 싶어 해 가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겁한 도피보다는 싸우고 싶어하는 것

그 무렵에 쓴 나의 일기장들은, 그 후에 태워 버려서 지금은 없지만, 모두가 스스로를 모멸하고 오욕을 웃으며 견디는 내용들이었다.

전선으로 가지 못해서

어머니, 혹시 제가 지금 미친다면 대강 다음과 같은 원인들 때문일 테니 그 점에 유의하셔서 저를 치료해 보십시오…….’

미친여자와 연결되는 일기

이러한 일기를 쓰던 때를, 이른 아침 역 구내에서 본 미친 여자가 내 앞으로 끌어당겨 주었던 것이다.

미친 여자를 보고 어둡던 청년 시절을 떠 올림

무진이 가까웠다는 것을 나는 그 미친 여자를 통하여 느꼈고 그리고 방금 지나친, 먼지를 둘러쓰고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는 이정비를 통하여 실감했다.

무진을 실감하게 한 것

모멸과 오욕의 도피 시절을 떠 올리는 나

이번에 자네가 전무가 되는 건 틀림없는 거구, 그러니 자네 한 일주일 동안 시골에 내려가서 긴장을 풀고 푹 쉬었다가 오게. 전무님이 되면 책임이 더 무거워질 테니 말야.”

나에 대한 빈틈 없는 계획을 세워놓은 장인어른

아내와 장인 영감은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퍽 영리한 권유를 내게 한 셈이었다. 내가 긴장을 풀어 버릴 수 있는, 아니 풀어 버릴 수밖에 없는 곳을 무진으로 정해 준 것은 대단히 영리한 것이었다.

무진은 비현실적인 몽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버스는 무진 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기와지붕들도 양철 지붕들도 초가지붕들도 유월 하순의 강렬한 햇볕을 받고 모두 은빛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철공소에서 들리는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잠깐 버스로 달려들었다가 물러났다.

감각적 표현, 의인법

어디선지 분뇨 냄새가 새어 들어왔고 병원 앞을 지날 때는 크레졸 냄새가 났고, <어느 상점의 스피커에서는 느려 빠진 유행가가 흘러 나왔다. 거리는 텅 비어 있었고 사람들은 처마 밑의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빨가벗고 기우뚱거리며 그늘 속을 걸어다니고 있었다. 읍의 포장된 광장도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어느 있었다> 퇴색하고 무료한 분위기

햇볕만이 눈부시게 그 광장 위에서 끓고 있었고 그 눈부신 햇살 속에서, 정적 속에서 개 두 마리가 혀를 빼물고 교미를 하고 있었다.

권태로운 분위기를 강열한 언어와 낮뜨거운 정경으로 나타냄(감각적 묘사)

무진 읍내의 무료한 풍경

발단_아내의 권유로 무진으로 돌아옴

뒷부분 줄거리

 

나는 중학교 후배인 박,

후배 중학교 교사 하인숙을 짝사랑하는 순정적 인물

중학교 동기이자 고등 고시에 합격하여 무진의 세무서장으로 와 있는 ,

출세와 성공에만 관심이 있는 속물적 인물

박과 같은 학교에 음악 선생으로 근무하는 하인숙과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눈다.

허무주의와 외로움에 빠져 있는 인물

나를 만나 무진을 벗어날 희망을 품지만 그곳에 머물게 됨

전개_친구와 하인숙을 만남

하인숙은 나에게 무진에 있으면 미칠 것 같다며 서울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하고,

위기_하인숙에서 우울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발견

나는 하인숙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절정_하인숙에게서 사랑을 느끼지만 침묵함

급히 상경하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은 나는 오랫동안 갈등하다 무진을 떠나기로 한다.

현실로 돌아옴

결말_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남

 

갈래

단편 소설, 여로형 소설

성격

회고적, 독백적

특징

1인칭 주인공 시점

감각적이고 세련된 문장 구사

심리 묘사가 중심이 됨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주제

안개로 상징되는 허무로부터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도시인의 귀향 체험

 

활동> 이 작품이 무진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다음 장면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자.

버스 뒷자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대화 장면

명산물이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고장

아내와 장인이 나에게 말하는 장면

서울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곳

버스를 타고 오며 무진을 떠올리는 장면

서울에서 실패로부터 도망해야 할 대나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 간 곳

 

활동>(1) 이 작품에서 안개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말해 보자.

단절의 의미 : 도시와 무진, 세속적 사회화 순수한 사회

혼돈의 의미 : 갈등과 고민, 돈과 성공만을 좇는 속물적 인 모습에 빠져

 

활동 (2) ‘안개에 둘러싸인 무진서울이라는 공간이 각각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하여 써 보자.

무진 서울

추억의 공간 현실의 공간

비일상적 일상적

순수, 몽환적 세속적

무책임의 공간 책임의 공간

 

활동>다음은 이 소설의 결말 부분으로, 급히 서울로 올라오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은 후의 주인공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이 부분에서 가 왜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했을지 말해 보자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 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열거를 통해 자신의 무책임함을 인정하고 긍정함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 꼭 한 번만.

현실과 타협

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

도시 생활

전보, 새끼손가락을 내밀어라.

아내와 현실

나는 거기에 내 새끼손가락을 걸어서 약속한다. 우리는 약속했다.

현실에 충실하겠다는 다짐

(중략)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씌어 있었다.

일탈과 무책임과 방황에서 벗어남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인숙과 관계 등 무진에서 행위에 대한

나는 현실의 논리에 의해 자신의 순수를 배반하는 인물

무진을 떠나는 것은 무진을 배반하는 행위, 물질적 편안함을 추구하는 행위

따라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활동>다음 글을 참고하여 1960년대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져온 변화에 대해 주인공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말해 보자.

1960년대는 우리 역사상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전개되던 시기였다. 산업화와 시화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경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이전의 전통 사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변화의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승옥의 작품들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생긴 거대 변화의 징후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보여 주고 있다. 변화의 징후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도시였으므로 김승옥 소설의 등장인물은 주로 도시 거주자로 채워져 있다. 간혹 무진기행처럼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도시가 아닌 경우에도 주요 인물로 도시 거주자가 등장하는 이유 역시 그러한 변화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산업화 도시화 속에서 순수나 이상을 잃고

현실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물이 된다

도시의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진을 선택하지만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고 있다.